2박 3일 동원 예비군 훈련 갔다 왔습니다.

2007/11/01 10:54
 
동원 예비군 훈련 갔다 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광주인데 대구까지 갔다 왔지요. 오랜만에 군부대에 들어가서 생활해보니 옛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더군요.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2박 3일동안 개인적인 행동은 아무것도 못하고 항상 60 여명의 예비군들이 무리를 지어서 함께 열과 오를 맞추어 다녔지요. 열과 오를 맞추어서 움직이기는 제대한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예비군 4년차인데 동원훈련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지요. 학교 다닐 때는 학생예비군으로 동원 훈련을 피했고  졸업하고 나서는 운 좋게 동원훈련 비지정에 해당되 안받다가 올해 이렇게 딱 걸리게 되었내요.

거 참 군복이라는 것이 희한하더군요. 오랜만에 군복을 입으니 예전 기억들이 새록새록 스며들었습니다. 힘들었던 시간을 함께 나누었던 동기들부터 갈구던 고참들, 갈궜던 후임들, 부사관(하사관), 장교들까지 주마등처럼 마구 떠오르더군요. 군생활 2년 6개월 내내 지겹게 받았던 정신교육을 정훈 장교에게서 4년여만에 다시 들으며 가만히 무릎 아래 군화를 보니 4년여 전 부대 정신교육시간에 강당에서 똑같이 북한군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있는 정훈 장교의 설교를 들으며 이 지겨운 생활 언제 끝나냐 하며 제대할 그 날만을 기다리며 군화를 응시하고 있던 5년 전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4년여의 시간은 활시위를 떠난 활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버렸으니 날렵했던 현역 병장의 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더부룩해진 아랫배 덕에 작아진 군복을 겨우 입고 있는 예비역 병장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지요. 특히 동원훈련을 받은 대구 공군 방공포병학교가 자대배치 받기 전에 특기교육을 받으며 동기들과 많은 추억을 쌓은 곳이라서 그런지 7년 여 전과 별로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예전 기억들이 마구 오버랩됬습니다.

이 연상작용은 빵차를 타면서 극에 달했습니다. 육군에서는 육공차라고 부른다지요, 공군에서는 방공포차량이라고 해서 줄여 빵차라고 부릅니다. 군생활하면서 빵차는 매일매일 타는 주요 교통수단이었습니다. 밥과 반찬을 싣고 빵차가 오면 식기를 들고 밥과 반찬을 퍼 담았던 쫄따구 시절부터 고된 훈련을 마치고 빵차를 타고 내무실로 복귀할 때 빵차 타이어에서 내뿜는 먼지 속에 보았던 저녁 노을의 모습하며 짬 차서는 빵차 앞자리에서 주로 선탑을 했던 군생활에 대한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빵차였지요.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같이 훈련 받은 예비역들의 모습에서 예전에 빵차에 함께 탔던 고참, 동기, 후임들의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연상작용을 일으키며 마구 머리 속에 떠오른 부대 사람들 중에서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동기뿐이지요. 제대하고 나서 부대에서 정이 많이 들었던 고참들, 후임들, 부사관들과 자주 연락했었지만 4년여의 시간이 흐르다 보니 동기들만 남았더군요. 각자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이젠 동기들 얼굴도 보기 힘듭니다.

아무튼 이 글의 핵심은 연상작용입니다. 평소에 전혀 생각치 못했던 기억들이 동원훈련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을 보며 많이 신기했습니다. 머리속 저 깊은 곳에 묻혀 두었던 기억들이 다시 나오면서 그 기억 속의 감정들 또한 느껴지더군요. 그때 당시 힘들고 좋았던 감정들을 4년 여만에 다시 느껴보니 시간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받는 동원 예비군 훈련이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훈육 교관들의 민간인을 배려해 주는 따뜻한 마음과 주고 받는 농담이 있었기에 재미있었지요. 그런데 한가지는 분명하더군요. 군복이 주는 계급의 위화감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더군요. 분명 같은 민간인인데 누구는 장교로, 부사관으로 전역해서 예비군도 장교로, 부사관으로서 받더군요. 훈련받는 내용은 같지만 엄연히 계급간에 분명한 선이 있는 곳인지라 같은 훈련을 받고 있음에도 예비역 장교와 부사관들에게서 같은 예비역 병장에 비해 왠지 거리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훈육 교관들의 대우 또한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했구요. 이런 느낌을 대위로 제대하신 저희 아버지게 여쭈어 봤더니 한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니까 짜샤 진작애 애비 말 듣지 그랬냐, ROTC 로 갔으면 됬자너~~"

뭐, 별로 후회는 안합니다만, 연륜이 높으신 어르신들의 말씀은 항상 주의깊게 들어야하는 만고 진리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인우인 일상의 이야기 , , , , , , , ,

2007/11/01 10:54 2007/11/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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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비군 훈련도 지나고 나니까.. 나름 그립네요..
    바쁘게... 회사생활 하다가... 자연과 더불어(?) 한가하게... 멍~~ 때리고...
    군복도 입었겠다... 아무데나 퍼져 눕기도 하고...
    몇년째... 라이언 일병 구하기 시청하고... 요즘도 그 영화 틀어주나??

    그래도 덥지 않을 때 들어가셔서 수월 하셨겠네요...
    한 여름에 들어갔는데, 비 와서 우비 까지 입으면.. 짜쯩~ 짜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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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우인

    ^_^ 그렇지요.
    제가 들어가서 훈련받은 곳은 시설이 꽤 좋은 곳이었습니다. 편하게 지내다 왔지요. 침상 온돌이 너무 뜨거워 아침에는 발을 댈뻔했습니다. 새로 지은 예비군 숙소였습니다.

    아무래도 공군이라 육군 동원훈련과는 많이 다른 것 같더군요. ^_^

  3. 참! 이말 쓰려고 했었는데...
    공군이셨군요.... 저도 공군 ^^ 병 501기 입니다..
    통신특기... 전 진주에서 후반기 교육까지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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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우인

    그러시군요. ^_^
    저보다 한참 선배시내요. 저는 551기 입니다. 아시다시키 특기는 방공포 특기입니다. 18특기라 하죠. 실제로 특기번호도 18120 입니다.

    집이 광주인데 자대도 광주로 배치받아 가까운데서 군생활했습니다.

    예비군 동원 훈련, 주위에서 들은 육군 동원에 비해 훨 편했던 것 같습니다. 시기도 후반기 2차 소집이라 한산했고, 소집된 인원도 적은 인원이었고 예비군들이 교관들 말을 잘 따라줘서 교관들도 편해 서로들 많이 배려해 준 덕이지요.

  5. ㅎㅎ 수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민방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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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우인

    감사합니다. ^_^
    저도 어서 민방위 달고 싶군요. 이제 동원 훈련 대상은 끝난지라 향방작계훈련만 받으면 되지만 지겹내요. 동사무소 앞에서 훈련받을 생각하면.... ㅠ.ㅠ

    지금이나 예전이나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은 정말 아깝습니다. 낭비죠. 시간낭비, 인생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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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군4년차

    아..저도 11월5일날 방포교로 동원훈련가는데 .. 이글 보니 방갑네요 ;;

    근데 전 보급특기인데 왜 방포교로 가는지는 모르겠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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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우인

    방포특기 아닌 분들도 많이 오더군요. 교관 말로는 방포 예비군 인원이 적어서 타 특기에서 몇명을 소집하는데 거기에 걸리신 것 같습니다.

    훈련 힘든 것 없습니다. 빡빡하게 일정이 진행되지만 나름 편하죠. 특히 숙소가 이번에 새로 지은 건물이라 무지 좋습니다. 난방이나 배수는 말할 것도 없지요. 방바닥 너무 뜨거워서 발바닥 데입니다. 모포나 이불, 군장도 모두 새거죠. 밥도 맛있습니다. 방포교가 산에 위치해 있는 지라 신선한 공기와 함께 꽤 맛있지요. 하긴, 짬밥이 다 거기서 거기일테지만.

    쫌 힘든 것은 가스죠. 악몽의 화생방, 저희 앞 차수가 말을 잘 안들어서 대대장이 가스 캡슐을 다 터트리게 했답니다. 아시겠지만 다들 죽어났다더군요. ㅎㅎㅎ 저희 차수는 다행이 이 앞 차수덕에, 터트릴 가스캡슐이 남아 있지 않아 앞 차수가 터트린 가스 냄새만 맡고 왔습니다. 냄새만 맡아도 몸서리쳐지더군요. ㅠ.ㅠ

    가스 빼고는 푹 쉬쉬다가 오시면 됩니다. 교관들이 배려를 잘 해주셔서 훈련 받을만 하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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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비군..

    ㅎㅎㅎ
    저도 같은날 방포교 훈련갑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반갑네요... ^^

  10. 와~ 공군 반갑습니다~
    551기면은 한창 저희랑 군생활 했겠네요~
    저는 부사관 176기였어요~ 176기는 병으로 아마도 539기 하고
    군생활 같이 시작했을 겁니다~

    저는 방포는 아니지만 저도 산으로 배치받았어요~
    레이더 사이트만 가는 특기 였거든요~ ;

    공군인데도 전투기 구경은 못해보고 눈 많이 치운 기억이
    많이 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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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인우인

    부사관으로 군생활 하셨군요. 저도 반갑습니다. ^_^
    사이트로 가셨다니 고생 좀 하셨겠내요. 사이트 생활해봐서 그 고역을 알지요.

    저는 다행히도 비행단에서 근무했습니다. 전투기 무지하게 봤습니다, 주로 f-5 만, 가끔 f-16 이나 운 좋으면 f-15를 볼 때도 있었지요. 활주로 근처에서 근무해서 비행기나 전투기 소음 생각하면 치가 떨리죠. 지금도 바로 몸에서 반응이 오내요. ㅠㅠ 대신에 전투기나 비행기는 정말 제대로 봤죠.

    월드컵때는 헬기타고 광주 월드컵 경기장 지원도 나가봤지요. 그 때는 무지 빡샜는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나름 여러가지 해본 재밌는 군생활로 기억되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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