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광주에서 살면서 비교적 5.18 민주항쟁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라왔고 관련 사진들과 영상물도 많이 봐왔기에 막상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충격은 별로 없었습니다. 실제 더 끔찍한 1980년 5월 광주의 참혹함은 이미 봐왔던 기록으로 남은 사진과 영상물에 모두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광주의 참혹함을 많은 분들이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되어서 잘됬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80년 5월에 갓난 아기였는지라 직접 그 시기를 몸소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제게 있어 5.18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과연 80년 5월에 내가 광주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시민들을 잔혹히 살해하는 계엄군과 맞서 싸우기 위해 총을 들었을까? 아니면 살기위해 숨어들었을까? 이지요. 총을 들었다면 매우 떳떳하고 내 자신에게 매우 만족했을테지만 계속 살 수 있음을 장담할 순 없겠지요. 총을 들지 않고 숨어들었다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겠지만 평생 마음의 짐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신념을 위해 거리에 나서서 싸우는 친구들과 지인들 앞에 떳떳하지 못할 것이고 그들의 희생 덕에 목숨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계엄군과 용감하게 맞서 싸우지 않았다면 민중의 힘을 무시한 군사정권에 의해 무고한 시민의 피해는 엄청 많았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80년 5월에 고등학생, 대학생이었던, 저를 가르치셨던 학창시절 선생님들의 뒷모습 때문입니다. 공통적으로 80년 5월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시던 학창시절 선생님들의 뒷모습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짊어져야할 짐의 무게를 언뜻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맞서 싸웠느냐 그렇지 않았느냐 하는 양자택일을 해야만 하는 주어진 상황 자체가 비극이지요. 죽을 수 있음을 알고도 당당히 맞서 싸우기는 매우 힘듭니다. 엄청난 용기와 신념이 필요한 것이지요. 80년 5월의 광주에는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들은 살기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신념을 위해 맞서싸우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그렇기에 계엄군의 무자비한 민간인 살해는 현실의 정도(밝혀지지 않은 사망자 또한 무지 많답니다.)에서 멈출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무자비한 폭행을 일삼는 계엄군의,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폭행과 살해는 멈추지 않았을 것입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내 가족, 내 이웃이 아무런 이유없이 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렇기에 80년 5월을 겪은 광주 시민들은 마음 속에 항상, 계엄군에 저항하며 목숨을 내놓고 싸운, 자신들의 목숨을 살려준 이 용감한 사람들에 대한 마음의 무거운 짐이 생기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화려한 휴가가 대박이 나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게되고 고인들의 숭고한 정신을 많은 사람들이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광주시민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